[명상음악] Deuter / Sun Spirit

도이터(Deuter)는 자연지향적인 동방의 선율을 서양의 화음과 거부감 없이 절묘하게 조화시켜 음악을 만들어내는 몇 안 되는음악가 중 한 사람이다. 플루트와 기타, 그리고 자연음이 신디사이저 키보드의 융단 위에서 내면의 통찰력과 명상의 피안으로 듣는 사람을 인도한다. 도이터는 1945년 독일 태생이다. 어려서 플루트를 배웠고 기타연주법을 혼자서 습득했다.
젊은 시절 그래픽 디자이너와 신문기자로 일하였으나 음악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 음악에 대한 열망은 그가 심한교통사고를 당하고 나서 신문기자를 그만둬야 했을 때에야 이루어지게 된다. 1971년 젊은 음반 제작자 에카트 란(Eckart Rahn)은 도이터 음악의 가치를 알아보고 쿡쿡(Kuckuck) 레이블에서 [D] 음반을 제작하게 되었는데, 이 음반은 동양적인 선 사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었다.
70년대 말에는 한동안 라즈니시(Bhagwan Shree Rajneesh) 의 추종자로서 힌두의 명상법에 몰두하였고, 차이타냐 하리 도이터(Chaitanya Hari Deuter) 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는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와 같은 자연음을 활용하는 음악을 누구보다 먼저 시도하였고, 정신세계의 모습을 그리기 위하여 인도의 푸나(Poona) 에 오랜 기간 머물렀다.
이 즈음 발표한 [Aum] 과 [Celebration] 음반은 이와 같은 그의 동방 사상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도이터의 음악 패턴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되었다. 역시 서양인에게 낯설은 동방의 리듬과 음조를 거부감 없이 부드러운 선율로 그려낸 음반이다.
1978년 제작한 [Haleakala] 는 그가 인도에 머무는 동안 푸나에서 녹음한 것으로 그의 정신적인 자화상을 그렸다고 전해진다. [Cicada] 나 [Nirvana Road] 는 불교 사상을 가벼운 춤곡 형식으로 표현하였고, [Land Of Enchantment] 음반은 그의 음악을 가장 일반적인 모습으로 들려주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Reiki : Hand Of Light] 음반은 영과 기에 관한 일본인들의 사고 방식으로 손을 통하여 받아들이게 되는 우주의 '영기'를 수행하기 위한 음향적인 접근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Garden Of The Gods] 음반에서는 코랄의 장중한 울림이 편안하게 흐른다. 도이터의 음악은 따뜻하고 부드럽다. 이질적인 동방의 선율을 지나치게 과장하여 짐짓 심오한 의미를 연출하려는 모습을 멀리하며 있는 그대로 들려주려 한다. [Sun Spirit] 음반의 편안한 선율이 오디오가 있는 공간을 아늑하게 채색한다. 명상음악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음악가 중 한 사람이다.
「뉴에이지 영혼의 음악 / 양현수」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