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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 Art + Enjoy

꿈의 오디오 Bang & Olufsen

덴마크의 '뱅 앤 올룹슨(Bang & Olufsen)' 은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디자인과 원음에 가까운 깨끗한 소리로 ‘꿈의 오디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첨단 기술과 앞선 디자인 속에 담겨진 사용자를 위한 배려는 뱅 앤 올룹슨의 제품이 단순히 기계가 아니라 이용자와 함께 생활하고 교감하는 인생의 동반자임을 이야기한다.
Bang과 Olufsen, 그리고 라디오

피터 뱅(Peter Bang)의 아버지는 최신기기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뱅은 기계에 대한 호기심이 남달랐는데, 그 중에서도 당시 발명되어 널리 퍼지기 시작했던 라디오에 대한 관심은 특별했다.
라디오 연구를 위해 공업학교에 진학한 그는 학교에서 역시 라디오에 관심이 많은 스벤트 올룹슨(Svend Olufsen)을 만나 새로운 라디오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함께한다.
하지만 라디오 연구에 드는 전지 값이 만만치 않았고, 항상 아버지에게 손을 벌려야만 했다.
당시 라디오는 동력원으로 건전지나 축전지를 사용했는데, 건전지는 너무 비쌌고 축전지는 음악을 듣다가 전력이 떨어지면 충전소에 가서 화학약품을 묻혀가며 충전을 해와야만 했다.
이런 불편함에 뱅은 전지가 필요 없는 라디오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1925년, 올룹슨과 함께 뱅 앤 올룹슨을 설립하여 라디오의 동력원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류를 직류로 변환해주는 정류기(整流器) 'B&O Eliminator' 를 내놓는다.
이렇게 라디오시장에 첫발을 내딛고 승승장구하던 이들에게 지금의 뱅 앤 올룹슨이 있도록 전환점을 가져다주는 계기는, 올르(Ole Wanscher)라는 건축과 교수가 뱅 앤 올룹슨의 'Five Lamper' 를 비롯한 당시의 라디오들이 '디자인이 결여되고 모두 비슷하다' 며 비판하면서 비롯되었다.
이 비판은 뭔가 다르고 특별한 라디오를 만들고 싶은 그들에게는 비판이라기보다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샘이나 다름없었다.
올르교수의 글이 발표된 지 1년 후 1934년, 뱅 앤 올룹슨은 바우하우스의 모더니즘을 수용한 디자인의 'Hyperbo 5RG Steel' 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시작으로 뱅 앤 올룹슨은 건축가, 디자이너들과 교류하면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고, '가격보다 디자인과 품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자신들만의 영역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BeoCenter 2
BeoSound 1
BeoSound 2
BeoSound 3000
BeoSound 3200

BeoSound 9000

기술로 무장한 디자인

뱅 앤 올룹슨은 신제품을 만들 때 디자인을 먼저 정하고 그 후에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디자인은 70여 년간 이어져온 뱅 앤 올룹슨의 기본 컨셉이자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뱅 앤 올룹슨에는 회사 소속 디자이너가 존재하지 않는다. 회사의 지시를 따르거나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는 자유로운 디자인이 나올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는 몇 년간이나 뱅 앤 올룹슨의 수석디자이너지만 여전히 프리랜서이다.

이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나, 스스로 까다로운 고객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뱅 앤 올룹슨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회사에게, 나아가서는 좋은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는 고객에게 좋은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뱅 앤 올룹슨은 1980년대부터 더 세계적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삶의 질에 바탕을 둔 '뉴 라이프스타일 전략' 을 수립하고, '인간을 먼저 생각하고 인간의 감성에 다가설 수 있는 제품' 이라는 컨셉으로 재도약을 시작했다.

이후에 나온 제품들이 지금의 뱅 앤 올룹슨 이미지를 대표하는 'BeoSound' 시리즈 오디오와 라우드 스피커 'BeoLab' 시리즈다. 이들은 모두 부조화의 블랙박스 이미지로 대표되던 오디오의 고정관념 대신 날렵하고 경쾌하며 컬러풀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 미적으로 아름답고, 수많은 기능의 단추들이 외관에 복잡하게 달려있는 대신 하나의 버튼으로 많은 기능을 축약시켜 사용자가 더 간단하게 시스템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최근 뱅 앤 올룹슨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BeoSound 9000' 은 음악을 보이지 않는 내부로 밀어 넣는 대신 일렬로 들어있는 6장의 CD가 유리문 밖으로 보여지게 한 심플한 직사각형 형태로 오디오는 꼭 바닥에 놓거나 오디오장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벽에 걸거나 봉에 세울 수 있게 되어있다.

또한 최신작 'CeoCenter 2' 는 사각형의 오디오가 아닌 동그란 형태로, 터치에 의해 알루미늄 뚜껑이 무당벌레의 날개처럼 열리게 되어있어 뱅 앤 올룹슨이 새로운 실험을 멈추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뱅 앤 올룹슨이 디자인에 주력한다고 그들의 성능을 의심한다면 오산이다. 뱅 앤 올룹슨의 디자인은 기술이 든든하게 밑받침 되어있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원음을 재현하는 맑고 깨끗한 소리는 원래부터 정평이 나있던 것이고, 특히 최근에 개발한 Adaptive Bass Control(ABC)시스템은 놀라운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 중 하나다.

라우드 스피커 'BeoLab 3' 에서 선보인 이 기술은 스피커 자체적으로 잔향과 반사음을 체크하여 공간에 어울리는 최상의 음향을 찾아주는 시스템으로, 스피커 이동이나 공간의 변화 시 일일이 세팅해야 했던 수고를 스피커 스스로 알아서 해주는 것이다.

BeoLab 8000

BeoLab 6000
BeoLab 4000
BeoLab 3500
BeoLab 2000
BeoLab 7-4
BeoLab 7-1
BeoLab 5
BeoLab 4
BeoLab 3
BeoLab 2

BeoLab 1

Beo 4 Remote Control

A9 Keyring

Form 2 Headphones

Earset 1

Earphones

치밀한 사려 깊음 뱅 앤 올룹슨에는 '컨셉 디벨로퍼' 라는 제도가 있다. 디자인과 기술을 최상의 효과로 조합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와 엔지니어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뱅 앤 올룹슨만의 고유 제도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생산부서까지 긴밀히 협력하여 좀 더 좋은 제품이 생산되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최상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뱅 앤 올룹슨의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뱅 앤 올룹슨이 고가인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선최고의 디자이너들과 일하기 때문이고, 디자인에 맞춰 기술을 계속 변형해야 하는 비용 때문이며, 디자이너와 생산부의 긴밀한 관계를 위해 생산 공장을 임금이 비싸기로 유명한 서유럽에 두기 때문이다.

값 싸고 최신의 기능을 담은 일본 제품의 맹공격에 뱅 앤 올룹슨은 한때 어려움을 격기도 했지만, 그들은 적자를 보면서도 이 시스템을 버리지 않았다.

뱅 앤 올룹슨은 그냥 기계가 아닌 인간과 함께 하는 동반자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뱅 앤 올룹슨의 철학은 고객에게도 바로 전달되어 이용자로 하여금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는 긍지를 심어준다고 한다.

항상 불가능해 보이는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뱅 앤 올룹슨. 그들의 제품이 인정받는 것은 앞선 디자인이나 기술보다도, 항상 고객을 생각하는 특별한 장인정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