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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움직이는 음악, 소외당한 자들의 벗 / 재즈와 책소개


영혼을 움직이는 음악, 소외당한 자들의 벗
원시적 욕망의 울림인 재즈 다시 읽기
1930년대 말, 미국 남부에서 백인들이 흑인 청년을 집단 구타하고 나무에 목매달았다. 이를 목도한 흑인 청년 루이스 알렌이 시를 쓰고 곡을 붙인 [이상한 과일(Strange Fruit)]의 가사이다. 나무에 매달려 흔들리는 흑인의 시체를 과일에 비유한 노래, 빌리 홀리데이의 [이상한 과일]은 흑인은 물론 많은 지성인에게 백인의 폭력을 고발했다. 단순한 인종 차별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약자에 대한 폭력을 고발하여 기성 세계를 바꾸어 갔다. 바로 소외된 자를 감싸안는 재즈 정신의 발로였다.

이러한 재즈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나왔다. 제목이 말해 주듯, [이상한 과일 - 김진묵의 재즈이야기]는, 어느새 일부에서는 고상한 멋 부리기 소품쯤으로 여기는 재즈의 탄생 배경과 지난한 삶을 살아온 뮤지션 이야기 등을 통해 '재즈'의 참 모습을 드러내고 재즈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찾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스탠더드 재즈부터 에스닉 재즈, 즉흥 연주까지 소중한 재즈 넘버 9곡을 실은 CD도 수록하였는데, 처음 재즈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재즈의 고유한 맛과 신선함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고, 재즈 마니아들에게는 독특한 재킷과 앙상블로 소장하는 기쁨을 누리게 할 것이다.

1. 재즈 에세이
평화롭던 아프리카의 아침이 치졸한 백인의 경제 논리가 행한 폭력에 짓밟힌 아픔, 아프리카 인들의 절망적 희망을 형상화한 재즈의 탄생 배경과 '원시성' '야성' '관능성' '즉흥성' '퇴폐성' '회화성' 등으로 대변되는 재즈의 여러 속성을 뮤지션과 뒷얘기로 풀어놓는다. 그리고 최고의 관광 상품으로서 재즈를 내세우며 축적된 일본의 역량과 비교하면서 우리나라 재즈의 갈 길, 재즈의 미래상을 전망한다.

2. 재즈 에피소드
재즈 뮤지션들의 삶은 참으로 기이하다. 갑자기 종적을 감추어 버리는가 하면 아무도 모르는 제목을 짓고, 토성에서 내려왔다고 우기는 뮤지션, 알코올 중독으로 피폐해진 뮤지션 얘기를 담았다. 장애를 딛고 최고의 뮤지션 자리에 오른 사람들과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감금당하고 살해당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는 마음을 저리게 하고,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별명에 얽힌 이야기는 실소를 머금게 한다.

3. 재즈 인사이드
클래식과 재즈, 상반된 어법 사이에 존재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 관계를 알려 준다. 또 '뉴올리언스 재즈'부터 '스윙 재즈' '비밥 재즈' '쿨 재즈' '하드밥 재즈' '프리 재즈' '퓨전 재즈'까지 재즈의 역사를 다루어 새로 재즈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본 상식을, 재즈 마니아들에게는 간단한 역사와 대표 연주자를 정리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4. 재즈 디바
즉흥 연주가 미덕인 재즈라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은 역시 여성 보컬리스트들이다. 재즈 사상 3대 디바를 꼽으라면 누구라도 주저하지 않고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 '사라 본'을 들 것이다. 이들의 삶과 사랑,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담담하면서 애정 어린 문장으로 소개한다.

지은이 김진묵
음악평론가인 김진묵은 중앙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하였고 (주)성음 클래식에서 기획 파트를 담당하였다(1980∼1983년). 음악 전문지 [객석]에서 일하였으며(1983∼1990년), 음악 견문을 넓히려고 세계 일주 음악여행(1990∼1994년)을 하기도 하였다. 수많은 음반과 공연을 기획하였으며 지금은 강원도 소양호변에 새로 집을 지으며 자유인으로서의 삶을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김진묵은 "오랫동안 음악을 접했고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음악이 되어 버린만큼, 좋은 음악을 찾는 시간이 없는 이들에게 좋은 음악을 권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재즈'라는 음악을 권해 본다. 그 외에 내가 할 일이 또 있을까."라며 "우리는 재즈를 들으며 사랑과 아픔을 이야기한다. 삶의 환희를 경험한다. 재즈는 행복이다."로 글을 시작한다.

[모닝365]

나무에 매달려 흔들리는 흑인의 시체를 과일에 비유한 노래에서 따온 제목이 심상치 않다. 이 책, 『이상한 과일 : 김진묵의 재즈이야기』는 오랜 시간을 소외된 약자로서 억압받아온 흑인의 삶과 정신을 재즈를 통해 풀어쓰면서 언제부터인가 고상한 취미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재즈의 참모습을 드러낸다. 재즈의 역사와 그 안에 담긴 정신, 고단한 삶을 걸어온 재즈 연주가들의 이야기와 함께 재즈 9곡을 수록한 CD도 함께 제공한다.낯선 골목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담배 연기 자욱한 지하 바, 낡은 테이블 위에는 술잔이 널브러져 있고 한 귀퉁이에서 음악이 들려온다. 무언가 음습하고 삶의 아픔을 건드리는 듯한 음악, 그 음악은 당연히 '재즈'이리라

남쪽에 있는 나무에 이상한 과일이 열렸네/ 잎새에 묻은 피 뿌리에 묻은 피/
검은 육체가 남풍을 받고 흔들린다/ 이상한 과일이 포플러 나무에 매달려 있네

1930년대 말, 미국 남부에서 백인들이 흑인 청년을 구타하고 나무에 목매달았다. 이를 목도한 흑인 청년 루이스 알렌이 시를 쓰고 곡을 붙인 <이상한 과일>의 가사이다. 나무에 매달려 흔들리는 흑인의 시체를 과일에 비유한 노래, 빌리 홀리데이의 <이상한 과일>은 흑인은 물론 많은 지성인에게 백인의 폭력을 고발했다. 단순한 인종 차별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약자에 대한 폭력을 고발하여 기성 세계를 바꾸어 갔다. 바로 소외된 자를 감싸안는 재즈 정신의 발로였다.

이러한 재즈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나왔다. 제목이 말해 주듯, <이상한 과일 - 김진묵의 재즈이야기>는, 어느새 일부에서는 고상한 멋 부리기 소품쯤으로 여기는 재즈의 탄생 배경과 지난한 삶을 살아온 뮤지션 이야기 등을 통해 '재즈'의 참 모습을 드러내고 재즈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찾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스탠더드 재즈부터 에스닉 재즈, 즉흥 연주까지 소중한 재즈 넘버 9곡을 실은 CD도 수록하였는데, 처음 재즈를 저하는 사람에게는 재즈의 고유한 맛과 신선함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고, 재즈 마니아들에게는 독특한 재킷과 앙상블로 소장하는 기쁨을 누리게 할 것이다.

우리가 실의에 빠졌을 때 강렬한 리듬은 우리를 강하게 합니다.
우리 영혼이 지쳤을 때 풍부한 화음은 우리를 따뜻하게 합니다.
모든 사람이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합니다. 모든 사람이 환호와 행복을 바랍니다.
음악, 특히 재즈는 이 모든 것의 초석입니다.
- 마틴 루터 킹

[예스24 ]
우리나라 대표적인 음악 평론가의 재즈 이야기. 예술성이나 대중성만 추구하는 음악이 아닌 항상 사회 문제를 직시하고 이슈화하는 재즈에 관해 자세히 전해준다. 제목은 나무에 매달려 흔들리는 흑인의 시체를 과일에 비유한 빌리 홀리데이의 [이상한 과일]에서 따왔다. 아울러 스탠더드부터 즉흥 연주까지 소중한 재즈 넘버 6곡을 실은 CD를 수록했다.
[반디북]
음악평론가가 펴낸 재즈에세이. 보통의 입문서들과는 약간 다르다. 재즈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늘어놓거나, 명반들을 추천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책 앞머리에 1964년 '베를린 재즈 페스티벌'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행한 개회사를 인용하고 있는 이 책은, 시종일관 재즈가 흑인들의 음악임을 강조한다.
[알라딘]
고상한 멋 부리기 소품쯤으로 여기기 쉬운 음악, 재즈의 탄생 배경과 지난한 삶을 살아온 뮤지션 이야기 등으로 통해 재즈의 참모습을 드러내는 속 깊은 재즈 에세이.
[인터파크 ]


Billie Holiday,Last Recording Session

재즈는 사회성이 강한 음악이다. 소외당한 계층의 아픔을 대변한다는 것 자체에 사회를 고발하는 의미가 있다. 백인의 정치 논리로 노예에서 도시 빈민이 된 흑인은 노래로써 아픔을 달랬다. 음악은 유일한 돌파구였다. 혹독한 삶의 모습을 음악을 통해 나타낸 것이다. 그들의 노래에는 가난과 인종차별, 이상적인 삶을 향한 욕구 등이 들어 있다. 이 가운데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의 명곡 『이상한 과일 Strange Fruit』은 듣는 이의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메시지가 강렬하다.

1930년대 말, 백인 여러 명이 흑인 청년을 집단 구타하고 나무에 목매달았다. 이 사건을 목도한 흑인 청년 루이스 알렌은 이에 대해 시를 쓰고 곡을 붙였다. 나무에 매달려 흔들리는 흑인의 시체를 노래한 것이다. 내용이 이러했으니 그 느낌은 무어라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장하다. 이 노래는 1940년에 비련의 재즈 싱어 빌리 홀리데이가 불러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다.

남쪽에 있는 나무에 이상한 과일이 열렸네

잎새에 묻은 피 뿌리에 묻은 피

검은 육체가 남풍을 받고 흔들린다

이상한 과일이 포플러 나무에 매달려 있네

Southern trees bear a Strange Fruit

Blood on the leaves and blood at the root

Black body swinging in the southern breeze

Strange Fruit hanging from the poplar trees

죽은 흑인의 시체를 과일에 비유한 것이다. 그러나 상징법이나 은유법을 쓴 시라고 할 수 없다. 처연한 모습을 지독할 정도로, 있는 그대로 그리고 있다. 이 시는 많은 사람에게 폭력에 대한 분노를 불러 일으켰고, 흑인은 물론 많은 지성인에게 백인의 폭력을 고발했다. 단순한 인종 차별의 차원을 넘어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약한 자에 대한 폭력을 고발한 것이다.

빌리 홀리데이는 이 노래에 깊은 슬픔을 담아 불렀다. 정말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다. 이 노래는 빌리 홀리데이에 의해 재즈의 고전이 되었고 수많은 흑인 가수가 불렀다. 다이나 워싱턴은 처연한 광기로 불렀고, 카산드라 윌슨은 백인에 대한 경멸을 담았다. 디 디 브리지워터는 지독한 분노를 담아 노래했다. 그 밖에도 많은 가수가 불렀지만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가 가장 감동적이다. 홀리데이의 노래에서 느껴지는, 분노와 적개심조차 갖지 못한 무기력함이 듣는 이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재즈 뮤지션은 개인적인 표현 욕구뿐만 아니라 사회와의 연관 속에서 재즈를 피력한다. 재즈는 단순히 예술성이나 대중적인 인기만을 추구하는 음악이 아니다. 항상 사회 문제를 직시하고 이슈화하는 힘을 지녔다. 1960년대 미국과 남아프리카에서 일었던 흑인 운동에서도 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컸다. 우리 사회에 어두운 구석이 존재하는 한 재즈는 사회적 기능을 잃지 않는다.

김진묵의 재즈 이야기 '이상한 과일' 중에서

Billie Holiday / Strange Fruit (Two Virsion)